728x90
반응형

일기 2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억 일기] #1 나는 마리우폴에 대한 한 기억만 생각난다

나는 마리우폴에 가본 적이 없다. 마리우폴에 대한 한 기억만 생각난다. 작년, 전쟁 시작 2개월 전. 나는 우크라이나에 올 때마다 엄마와 국내 여행을 가곤 했는데 작년에도 오데사의 겨울 바다를 구경하러 다녀왔다. 여행이 이제 다 끝나고 기차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출발하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가까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기로 했다. 아늑하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이고 2층 창문에서 기차역 입구가 보였다. 눈이 그쳤고 약한 햇빛이 건물을 비췄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엄마와 한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 기차는 ‘오데사 – 마리우폴’이라서 자포리자에서 정차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우린 아침 6시쯤 도착할 건데 그 이른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면 어떡해? 엄마: 열차의 차장이 우리..

전쟁 일기.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도서 후기 #4

이 책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지하 생활을 거쳐 탈출하기까지 올가 그레벤니크 가족이 실제 겪은 상황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 일기이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일기장은 작가에게 유일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8일을 지하실에서 보내는 장면과 10분 만에 모든 지난 삶을 정리하고 집, 나라, 어머니를 두고 떠나는 장면, 소중한 사람들과 작은 대화와 입 밖에 내지 못한 생각, 겪었던 공포와 아픔들, 이것은 다 작가가 노트에 기록했다. 한국어로 번역한 책에서 그 연필 스케치와 손으로 썼던 메모를 그대로 볼 수 있다. 이것은 올가 작가의 이야기만 아니다. 이것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사는 수백만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의 이야기다. 2022년 2월 24일, 전면전이 시작한 날, 많은 우크라이..

도서리뷰 2022.08.01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