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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리우폴에 가본 적이 없다.
마리우폴에 대한 한 기억만 생각난다.
작년, 전쟁 시작 2개월 전.
나는 우크라이나에 올 때마다 엄마와 국내 여행을 가곤 했는데 작년에도 오데사의 겨울 바다를 구경하러 다녀왔다. 여행이 이제 다 끝나고 기차역에 도착했다. 기차가 출발하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가까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몸을 녹이기로 했다. 아늑하고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곳이고 2층 창문에서 기차역 입구가 보였다. 눈이 그쳤고 약한 햇빛이 건물을 비췄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엄마와 한 여행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 기차는 ‘오데사 – 마리우폴’이라서 자포리자에서 정차하는 시간이 길지 않아. 우린 아침 6시쯤 도착할 건데 그 이른 시간에 일어나지 못하면 어떡해?
엄마: 열차의 차장이 우리를 깨워주겠지. 나는 젊었을 때 열차의 차장으로 아르바이트해서 이것은 업무인 것을 잘 알고 있어.
나: 어쨌든 알람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아.
엄마: 응, 늦잠을 자지 않도록 알람을 맞추자. 제시간에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마리우폴에서 깨어날 거야.
나: 그럼 마리우폴도 여행하자! ㅋㅋ 게다가 우리는 가져온 돈을 다 쓰지 않았잖아. ㅋㅋㅋ
엄마: 그래~ 그거도 좋지, 뭐.
나: 마리우폴에 가본 적이 없어서 재미있겠다~
알람을 맞춰서 다음 날 제시간에 일어났다. 나는 마리우폴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꼭 가볼 것이다. 우크라이나 남부 도시 투어: 마리우폴 - 베르단스크 – 헤르손.
언젠가는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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